성장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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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으슬 드으드를끄으~?]

“ 창문 좀 열어 봐 환기 하게. ”




외관

 

흑빛 머리를 단정하게 말아 올렸다. 그럼에도 잔머리가 삐죽삐죽 나온 것이 원체 머릿결이 안 좋은 모양이지.

옅게 쪽빛이 나는 그 눈. 거기서 나오는 시선은 사람을 하여금 우러러볼 의사가 없다는 양 포독스레 앞을 내다보는 편이라. 잡일을 하는건 천직일 지언정 높은 신분의 사람을 존경하는 데엔 자질이 없어뵌다.

 

복장은 영 깔끔스럽다. 옷이 더러워지는 일이 많을 텐데도 어지간하면 단정함을 유지한다. 스스로가 난잡한걸 비선호하는 탓이다.

그러나 이 옷이 세탁에 용이할 것임에는 틀림 없으니 가정부 복장 외의 것을 걸치는 일은 없다.

 

흉이나 점은 없다. 언제나 장갑을 끼고 굽 낮은 구두를 신는다. 걸을 때마다 또각또각 발소리가 난다. 냄새 맡는 것이 싫다는 이유로 천조각으로 입과 코를 수시로 가린다. 누가 보면 병균이라도 대하는 줄 알겠다.



이름

로네/Rone



나이

15

성 밀턴 아카데미 3학년생



키/몸무게

 

166cm/50kg



신분

 

일단은 평민, 다만 전반적인 평민 수준에서 조금 낮다.



성격

 

[결벽][예민한][민감한]

 

아무튼 그는 후각이 예민하고 감각이 곤두서있는 편이다.

지저분한 환경, 정돈되지 않은 주변 등을 가만 두지 못하고 곧장 수건으로 제 코와 입을 틀어막고선 빡빡빡 광을 낸다. 

실제 해당 병을 가진건 아니지만 그 결벽을 추구하는 정도는 매우 지독하다. 만일 그가 의학적 지식을 갖고 있었다면 화한 향이 나는 알콜성 약품을 소지하고서 온 지저분한 장소에 흩뿌리고 다녔을지 모른다.

털이 날리는 동물, 흙먼지 투성이가 된 사람, 난장판이 된 방, 설거짓 거리로 잔뜩 쌓인 부엌! 그 모든 것이 싫다! 당장 치워야 한다!! 하는 사명감에 휩싸이고. 정신을 차려보면 커다란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선 옆 집 것까지 들고와서 대대적으로 빨래를 하고 있는 편이다.

 

그런 만큼 코가 민감하다.

청소부분 뿐만 아니라 음식 등의 향에도 민감하다. 향수나 꽃 따위를 바꾸면 눈으로는 잘 기억하지 못해도 코로 기억하는 편이며, 설령 그는 눈이 먼데도 향만으로 계절이 바뀌었음을 인지할 것이다.

그의 환경이 조금만 달랐다면 소믈리에의 자질이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솔선수범][남을 잘 안 시키는][저리 비켜!][뻔뻔]

 

썩 싹바가지 있는 성격은 아니다. 다만, 무례할 수는 있지만 불친절하지는 않다.

예시를 들자면 아침에 방 문을 쾅쾅 두들겨 억지로 잠을 깨우고선 따끈한 수프를 갖다 주는 부류다. 나가라고 성을 내면 아, 그래 나간다!하고 악바리를 쓰고선 10분 후에 다시 돌아온다. 먹어라. 먹을 때까지 안 나간다.

(고용된 입장인데도 무례하게 행동한다고? -아 우리 다 한 마을 사는 가족들이잖아 쩨쩨하게…)

 

아마도 자신이 그렇게까지 의식주가 절실하진 않은 환경이라는 것과 이 시골 마을에서만 살아 보았다는 점이 그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절실했다면 더욱 깍듯했을 것이다, 도시를 본 적 있었다면 조금 더 절실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적당히 살아도 밥은 먹여주는 환경, 일을 아주 허탕쳐도 등 대고 누울 수 있는 방이 있는 집.

그는 그것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적당히 제 멋대로 자존심 세우며 대한다. 

 

좋게 말하자면 메이드 신분임에도 동갑내기다운 행동을 하는 거일테고, 나쁘게 말하자면 한낱 사용인이 주인에게 대드는 꼴이다.




[소시민][실리주의]

 

이상? 없다! 꿈? 벼락부자! 신념? 있음 밥 먹여 줘?

무지하고 멍청하며 재산이 없는 아이는 욕심을 갖지 못했다.

인생에서 가장 큰 고민은 내일 뭘 먹을까 하는 것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건 청소폭탄이다.

원체 학습능력도 높지 않거니와 책상에 가만 앉아있기보단 돈을 버는걸 선호했다. 그러니 교육의 기회가 원래도 없었지만 기회가 생긴다 해도 달갑지 않겠지.

 

욕심이 없다는건 이상이 없다는 것이요, 이는 곧 추상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는 실리주의적이다. 세상사, 인류, 사회. 그런 큰 것에는 시선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건 오직 나, 나의 집, 나의 환경!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내 배만 부를 수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건 알 바 없는 타입이다.





특징



[가정형편]

일단은 평민이나 가난하다. 부친과 모친…으로 추정되는 이는 없으나 그와 동행하는 나이 지긋한 어른이 한 명 있다. 이름은 ‘헬렌’. 그의 월셋방에 같이 살지만 둘이 같이 월세를 벌고 싶다는 이유로 이 집 저 집에 돌아다니며 삿바느질을 하고 다닌다. 헬렌 쪽은 신문 배달 일을 한다.

당연히, 그 형편 상 아카데미 입학은 이런 정세가 아니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겠다.




[성 밀턴 아카데미…]

 

“에엥 가야해??? 그 시간에 일을 하면 떼부자 되겠다”

“가야해 임마 필수래”

“나라 너네가 내 밥 먹여주냐-!!”

 

그렇다, 필수 입학제로 바뀌지 않았다면 평생 연도 없었거니와 본인도 달갑지 않다.

외부와 전혀 접촉할 수 없다니! 그럼 난 그 재학기간동안 일도 못 하고 돈도 못 버는 건가? 헬렌 혼자 어떻게 살라고?

공부에도 그다지 뜻이 없다, 글쓰기조차 서툰 그의 지식으로 공부를 하자,하는 사고를 쉽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조금 삿되게 말하자면 “책이 밥 먹여줘?”정도의 사고이다.

아무튼, 사람이 지나치게 단순해서… 당장 오늘 뭐 먹고 살지, 이 정도 고민밖에 없는 것이다.





[The Ash…]

별다른 생각은 없다. 

그는 특유의 결벽으로 원체 병이라는 것에 걸려본 적이 없어서, 유행병 같은게 돈다 해도 그 심각성을 알지 못한다. 마을 인구가 줄었네, 그럼 내가 일 할 수 있는 곳이… 를 고민하는 정도.

세상사를 몰라선 이 일을 하지도 못한다. 당연히 ‘사람이 사람을 문다~’라던가 하는 소문은 인지한다. 다만 그게 아카데미의 방침을 바꿀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가?하는 안이함은 확실히 있다.

 

그는 여론에 쉽게 휩쓸리지 않았다. 그렇구나~하고 넘기는 편이라.

다만 흑백인들과 접촉하고 나면 나도 일자리를 잃게 되리라 하는 생각은 충분히 들 만 하였으니. 제 보신을 위해 그들의 구역에는 접근조차 한 적 없다.

전부 다, 주워들은 지식에 불과하다. 어찌 보면 편파적인 시선이리라.




[종교]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앙심이 적은 편이다. 교육의 기회가 없었으니까.

신이란게 있나 보네~ 그 병이 뭐 신의 어쩌고인 모양이네~하고 적당적당히 인지하는 느낌일까.

물론 국교이고, 종교에 관한 축제도 열리고. 충분히 신은 존재하며 감탄사로 ‘오 마이 갓’ 따위를 읊을 만큼은 일상적으로 베어 있겠으나. 종교인에 가깝게 신봉한 적은 없다. 보통 사람 수준이다.

신은 돈을 안 주지만 사람은 돈을 주니까. 말하자면, 그런거다. 교회에 가면 빵을 주니까 갔다. 축제에 가면 내가 일 할 곳이 있으니까 갔다. 그의 삶에는 신에의 신앙보단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 먹는게 더 실리적이었다.





[기타 TMI]

 

직업: 하우스메이드(소속된 집안 없음)

장래희망: 벼락부자

복장: 거의 상시 메이드복, 그 외의 복장 딱히 구비하고 있지 않음.

좋아하는 것: 버섯이 든 크림스프, 갓 세탁한 이불에 코 박고 숨 쉬기, 잡일

싫어하는 것: 더러운 것 냄새 나는 것(사람 및 동물 포함), 공부

취미: 청소, 요리

생일: 12월 1일

교육 수준: 말하고 들을 줄 안다, 보호자로부터 어느 정도의 시사 상식은 익혔다. 심화 교육과정으로 가면 어설프고 글을 쓰라 하면 단어사전이 필요하다. 외국어능력 전무.

손재주: 뛰어남(재료만 주면 그 자리에서 옷도 뚝딱 제봉해낸다)

후각 외의 오감: 무난함

신체능력: 적당히 그 나이 평균 수준

타임 테이블: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다. 다만 아카데미에 입학하고부턴 이제… 일어나는 시각과 자는 시각을 다시 짜야한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는 편.




스탯
정신력 ●●●●●
근력 ●●●○○
지능 ●○○○○ 

 

 

성장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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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서술 중 일부, 밀턴 아카데미 재학생 로네와 익명의 교육자와의 내담 내용 포함됨.



 

[하우스 키퍼? 왜 내가 집을 지켜.]

“ 주문 안 하신 브리오슈 나왔습니다~ 불만 수리 안 받아요.”




외관

 

 

반갑습니다, 소문의 사용인입니다. 소문까진 안 났나, 교사들이 휘휘 꺼지라 했던가.

뭐 그건 모르겠고 아주 모범적인 모습입니다! 각 잡힌 사용인 복장, 한데 모아 올린 흑빛 머리.

다만 눈이 귀신마냥 하얗게 질려서는 공포를 산다, 밤에 마주치면 심장이 약한 사람은 쓰러진다나 뭐라나.

 

“아니 눈은 어쩌다 그랬어”

“눈 아파서 부비다가 샜어요.”

“세상 진짜 이상하다.”

“세상 사람들 의외로 남한테 관심 없으니까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하던데?”

“그건 니가 원래 너무 무섭게 다니니까!”

 

복도를 걸으면 또각 또각 하는 제단된 구두 소리가 난다. 일부는 이 발소리를 미리 듣고 도망을 치던가.

전체적으로 코 아래의 모든 신체를 다 가리고 있으며, 입 앞에는 입 모양이 보일 듯 안 보이는 베일까지 달았다. 상시 장갑을 끼고, 잘 늘어진 치맛자락을 용케도 매 걸음걸이마다 정돈하여 흩날린다.

 

그런 그의 이미지를 정리하자면 [조용하다]에 가깝겠다.

눈에 띄려 들지 않는다, 조용히 잘 꼬드겨서 끌고 가는 한이 있어도 억지로 주먹질해서 끌고 가지 않는다.

생각 외로 존재감 있는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름

로네/Rone



나이

18

성 밀턴 아카데미 6학년생



키/몸무게

 

168cm/55kg

 

“로네는 키가 별로 안 컸네요?”

“클 줄 알았지……”

 

신분

 

평민!

 

“신분개혁 같은거 바랬어요? 아님 귀족집에 입양되고 싶었다던가.”

“아? 필요 없네요.”

“생각보다 쿨하게 말하네요.”

“근데 귀족집에서 날 전속으로 써줬음 하긴 하는데요.”

“이 사람 좀 봐.”



성격



[결벽][여전히도 예민한][불편!]

 

그래, 그는 똑같다.

첫날부터 창틀을 닦느니 흙먼지 구덩이에서 구른 사람을 박박 빠느니 하던 메이드는 3년동안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도 눈에 띄는 먼지며 칠칠맞은 사람을 가만 두지 못 한다. 치우던가 들고 가서 닦던가 해야 했다.

성장하지 못했다는 말도 되겠고 기존과는 다른 사상을 띄게 되지 않았다는 말도 된다. 

 

다만 결벽 증세는 온전히 똑같음에도 그를 3학년때와 다른 사람인 양 보이게 하는 요소는 따로 있었다.



[대외적 페르소나][대외적 미소]

 

그는 요즘들어 쉽게도 웃는 낯을 보인다. ~입이 잘 안 보이긴 하지만~

타인과의 격정적인 마찰보다는 입담을 더 선호하였고, 좀 머리채가 잡힐라 들면 먼저 도주한다. 용케도 그 성격을 죽였나, 신기한걸.

웃으면서 네~네 님이 최고십니다~ 하고 비꼬거나, 최고니까 이 정도는 해줘야죠 하면서 은근슬쩍 요구하거나. 그런 일이 차라리 늘었다. 본인이 멱살 잡고 끌고가지 않는다.

참… 뻔뻔하다 할 수 있겠다. 이런다고 착한 아이로 사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지 멋대로, 지 내키는 대로.



[거리감][회피][사적으론 보지 말자고 우리.]

 

자신과 타인들이 어지간하면 사적으로 얽히지 않게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먼저 상대에게 다가가 세수를 시키고 스프를 끓여 주고 잡일을 조력하는 것엔 서슴없지만 타인이 이를 해오면 피하는 식이다. 아 뭔데요. 뭐야. 나 그렇게까지 친해지기 싫은데요.

일방적인 오지랖이다, 혼자 뭔가 슥슥 하곤 스르륵 사라진다.

 

아니, 대체 왜?

-댁들이 더러워서 꼴 보기 싫거든요~

그러면 애초부터 오질 말란 말야, 지는 다 해줘놓고 받기를 왜 이렇게 싫어하냐고??

-아 거슬린다니까요? 가십쇼, 난 갈라니까요.




특징



[아카데미에서의 3년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어요?”

“뭐 그냥저냥.” 

 

교내에선 ‘그 사용인’정도로 충분히 입지가 다져진 모양으로, 길 가다 그가 세면실로 또 타인을 잘 꼬드겨 들어갔다는 정도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낮에는 얼마든지 그를 볼 수 있다, 어딘가의 복도에서 학생을 잡고 있거나 야외에서 놀던 사람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거나. 자제 보관실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거나 밥을 안 먹은 사람에게 스프를 끓여 주거나… 딱, 이 정도겠다.

 

다만 그가, 일상 생활을 하다가 간혈적으로 교사들에게 불려 가거나. 돌연 제 방으로 들어가거나. 유난일 정도로 타인과의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은 가끔 가다 있었다.

뭐, 평소대로의 결벽증이 도진거 아닐까? 교사들한테는… 사탕이라도 받으러 갔나 보지.



[수업]

 

정말 아쉬운 일이다, 또한 멍청하다! 기도시간이 많은 아카데미 수업을 거의 못 따라가고 있었으니.

단어가 어려우면 사전을 꺼내서 찾아보고 다시 읽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아, 나중에 해. 하고 미루고선 까먹기 일쑤다.

특히 그런 어렵고 추상적인 단어가 많은 종교수업에선 그 면모가 가장 두드러졌고, 따라서 그의 종교 관련 과목의 성적은 매우 낮다. 아니, 못 읽겠다고. 듣고 있어? 못 하겠다니까??

 

다만 그럼에도 용케도 과락은 하지 않았다. 약초학 과목으로는 영 우수한 모습을 보인다. 다행히도 그는 코가 잘 들었기 때문에 약초를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것이다.

그 외의 과목, 그냥저냥 평균보다 낮다. 필수수업 외의 것은 수강하지 않는다.



“아하, 알차게 사셨네요.”

“이게 알찬거야? 나 아카데미 생활 싫다니까??”

“아이 왜 그래요, 다 당신 좋으라고 하는 건데요.”

“아, 됐어요. 댁들이야 공부하는 양반들이니 재미있겠지.”




[그럼 변절자인가?]

 

종교학 성적과 신앙은 별개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내세운다.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데 수학 못 하면 거짓말이라 할거야? 아니잖아.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건 달라…

대략 그런 대꾸나 하면서 회피하기 일쑤다. 뭔가 책 잡을 건덕지도 안 주고 도주해 버리니 참 모르겠다.



[기타, 특이사항]

 

신체: 일단 그에게 한번이라도 붙들려 봤다면 ‘아 이 사람 일대일로는 영 상대하기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은 들 것이다. 사람 때리는 법을 너무 잘 안다, 불량배도 아니고!

오감: 시력을 포함, 전부 정상 범주이다. 후각에 한해서는 사람의 것이라곤 보기 힘든 섬세함을 보인다.

 

!머리채가 붙들리면 도주한다, 타인이 자신에게 손을 대려 하면 내치고선 거리를 둔다. 정말, 정말 어지간해선 그에게 손을 댈 수 없다. 특히 아무리 상대가 어리고 무지해도 포옹만은 피하려 든다.!

 

좋아하는 것: 버섯이 든 크림 스프, 갓 세탁한 이불에 코 박고 숨 쉬기, 청소, 요리

싫어하는 것: 더러운 것 먼지 날리는 것 냄새 나는 것(짐승 포함), 사적 접촉.




스탯
정신력 ●●●●●
근력 ●●●●●
지능 ●●○○○ 

총합 스텟 12

 

 

성장 후/비밀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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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머리채는 왜?~

~......나 이제 일어나 볼랍니다.~

~뭐야! 면담 얼마나 했다고.~

~뒤에서 교장이 나오라고~ 나오라고 지금 눈치 주고 있는거 안 보여요?~

 

-이후, 면담 종료.




로네, 아카데미의 사용인.

그는 현재의 아카데미에 대해 위화감을 느낀다.

 

홀로 방에 들어가선 방에 따로 설치한 유리 거울 앞에 얼굴을 들이민다. 그러곤 제 머리채를 잡고선.

 

스르륵.

당겨 내리는 것이다.

 

 

이윽고 드러나는, 소름끼치게 새하얀 머리칼. 언젠가 보았을… 어깨에 닿는 단발에, 몇 갈래 길게 내린 뒷머리. 

괜히 화를 참을 수 없다, 이를 악문다. 악 쓰고 버텨, 난 죽어도 못 죽어!

 

언제부턴가 머리가 하얗게 새었다, 이유는 모른다. 눈과 피부 역시 그렇게 되었으나, 피부는 분칠로 가리게 지시받았고 눈은 그냥 뻔뻔하게 밀고 나가라는 지시를 받는다.

(얼굴에 아예 뭔가를 뒤집어 쓸까 생각했는데, 로네 본인이 죽겠다며 거부했다. 코 위에 베일천이 덮이는 것을 정말로 정말로 싫다 군다!)

로네가 알기로 그런 비상식적인 증상은 아마도 병환일 것이며, 특히 머리와 눈, 피부가 하얗게 새는 병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Ash, 잿병.

처음엔 그냥 특이한 유전인가 생각했다, 제 몸뚱이의 맥이 부재한 것에서부터 커다란 위화감, 소름을 겪기 전까지. 그래, 이딴 몸뚱이를 살아있다 간주할 거라면 잿병밖엔 없어.

 

시간이 될때마다 교사진으로부터 약초를 처방받는다.

머리칼의 색이 너무 바뀌면 다른 학생들이 의심할 수 있다, 머리는 가발로 가리게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발임을 들키지 않게 한다. 입을 가린 베일은 ‘만의 하나를 대비해’ 제 입을 타인 앞에서 벌리는 일이 없도록 한다.

맥의 부재함은… 간단하다. 그는 원체 신체 접촉을 싫어했으니 그냥 사람을 만지지 않게 하면 된다!



~그런데 아카데미에서 왜 내 잿병의 존재를 불문에 부치지?~

~아니 불문에 부치는 건 이해해. 그런데 보통은 이런 병에 걸리면 내보낼 생각부터 하지 않나, 약초로 병환을 늦춘다는 사고를 보통 하나? 난 우등생도 아니고 귀족도 아닌데.~

~…… ……~

~내가 나가면 안 되는 건가.~



아카데미에서의 3년, 그는 눈치를 배웠다.

이 정도 간단한 추론은 가능하겠으나 당연히 이를 공유할 수는 없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 당장 교사진들에게 대항한 후에 약초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곤란하다.

딱히 대단한 정의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악은 멸해야만 한다는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는 생존에 필사적이고 타인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며 저를 원인으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이에 그는 위화감을 느끼며 단서를 하나씩 눈으로 확인하지만, 공유하지 않는다.

저 혼자만 알기로 한다, 언젠가 나를 ‘약초로 살릴 필요를 잃게 된다면’ 그 때에 폭로해도 늦지 않으리라.

그러니 일단은, 교사들이 시키는 대로. 가발을 쓰고 베일을 두른다. 언젠가 떄가 되면 알아서 벗으리라, 일단은 순종하는 척 멍청한 척.



아카데미의 위화감, 그것은 그의 존재 그 자체이다.

버젓이 인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를 당장 매달기라도 하겠나, 설마! ~기억 주술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따라서 그는 당당하다. 어디 죽일 테면 죽여 보세요, 난 혼자는 못 죽겠고 누구 하나는 끌고 가야겠어.




~아니 그럼 성격은?~

~내가 웃으면서 끌고 가니까 둘리인줄 알더라? 이 양반들이 죽을라고.~

~아, 똑같네.~

 

~혹시 기존의 기억이 남아 있다던가…~

~난 원래도 타임테이블이 똑같아서 기억이 남건 말건 잘 모르겠는데.~

~아.~

~그치만 이건 알아둬요, 난 코가 좋아.~

 

한번 맡은 냄새는 다신 잊지 않거든. 고기 썩는 냄새든 새똥 냄새든…

 

~신은 믿어요?~

~나를 오늘까지 살아있게 한건 신이 아니라 약초였네요.~

~너무 불경한거 아니야?~

~그러게 좀 더 철저하게 숨겼어야지, 아무리 내가 멍청해도 3년이나 있었으면 알아.~